은둔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히키코모리 / 은둔형 외톨이

일본에서 온 ‘히키코모리’라는 말을 한국에서도 자주 듣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틀어박히다’를 의미하는 ‘히키코모루’에서 온 보편적인 표현인데, 집에서 나가지 않는 상태/사람을 이렇게 부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6개월 이상 일터나 학교로 나가지 않고 자택에 틀어박혀 가족 외 사람하고 거의 교류를 하지 않는 사람 또는 상태를 ‘히키코모리’로 정의하고 지원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한국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또 삶의 필요한 적절란 중력이 없는 상태라는 의미로 ‘무중력 청(소)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히키코모리든 은둔형 외톨이든 그 상태 자체는 병도 아니고 정신질환도 아니며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히키코모리는 단지 하나의 상태에 불과합니다. 원인은 아주 다양한 요인들이 뒤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쉽게 판단할 수 없으며, 가족·친구·학교 등등 사람들과의 마찰과 갈등, 그것에 인해 낮아진 자존감, 과다한 스트레스가 밖에서 활동하는 용기와 활력을 빼앗고 있으므로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조만간 나아지겠지”하고 믿고 기다리는 것, 봐도 못본 척하고 그냥 놔두는 것, 반대로 아이의 태도 하나하나에 간섭하고 과잉반응하는 것, 이런 것들이 은둔생활을 조장시켜 오래 끌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스스로 벗어나기 어려우니만큼 방치하면 10, 20 계속 집에서만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니트(NEET)

NEET는 영국 노동정책에서 나온 용어로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즉 교육, 고용 또는 훈련을 모두 받고 있지 않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가사노동자, 기혼자, 취업활동을 하고 있는 자는 제외). 일본에선 무업자라는 말도 있는데, 무업자 유형에는 구직활동을 하는 구직형, 취업 의지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구직형, 취업 의지 자체가 없는 비희망형이 있습니다. 니트는 이 중 비구직형과 비희망형에 속합니다.

NEET는 또 실업자와 혼동되기 쉬운데, 실업자는 ‘구직활동을 하지만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며 NEET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실업자는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을 판단할 때 쓰이는데요, NEET는 취업활동은 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이 청년실업정책에서 큰 결함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NEET는 또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도 다른 개념이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치열한 경쟁의 부작용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무력감에 시달리는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무업상태일 수도 있는 NEET도 오래 지속되면 사회활동, 인간관계를 잃게 되면서 은둔생활에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아 청년이 사회와의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가족과 지자체의 노력과 지원이 시급합니다.

공동생활

K2에서는 함께 사는 것이 최고의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은둔생활을 오래 했던 청년은 현재 주거 환경에서 일단 떨어지고 가족 외 사람들과 함께 살며 같이 식사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경험이 타인과의 관계성을 되찾는 기회가 됩니다.

은둔생활이 길어진 경우에 가장 어려운 것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꼬여버린 가족관계와 굳어버린 습관, 고집은 같은 환경 안에서는 바뀌기 어렵습니다. 모처럼 밖에서 프로그램이나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더라도 수면, 식사, 가사 등 제대로 된 생활습관의 바탕이 없으면 결국 다시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서 집을 나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재출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입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끼리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부대끼고 살면서 남과 같이 산다는 사회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을 익힙니다. 그래서 공동생활은 어떤 교육프로그램보다 깊고 넓은 종합적 지원 프로그램이자 K2의 기본 프로그램이 되어 있습니다.

자립

자립(自立)은 한자로 ‘스스로 서다’라고 쓰는 것처럼 마치 담의 도움 없이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자립은 조금 다릅니다.

사람 人자가 서로 기대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것처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힘들 때는 기댈 줄 아는 것, 도와달라고 부탁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자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주변 사람들은 믿어도 되는 사람이다라는 타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자신이 타인에게 존중을 받을만한 사람이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공동생활 안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견습 훈련 · 중간적 일자리

일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 실제로 일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처음에는 쉬운 작업부터 시작해 점점 복잡한 일, 그리고 나중에는 가게의 운영에도 관여하는 등 스킬업 하면서 취업해서 독립적으로 일하기 위한 자신감을 키웁니다.

발달장애

다른 친구들보다 뭔가 조금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남의 생각을 읽어낼 수가 없어 말이 잘 안 통하거나, 어떤 것에 대한 고집이 너무 새거나, 집중력이 전혀 없어 계속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거나해서 주변 친구들과 마찰이 생겨 고립되어버리고 은둔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에는 태어났을 때부터 내지는 유아기부터 뇌 기능의 어떤 부분이 너무 뛰어나고 또 어떤 부분이 많이 떨어진, 변성된 특징적인 구조를 가진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가정환경이나 교육과정에서 획득된 개성이 아니라 거의 선천적인 개성이며 ‘발달장애’라고 불리는데요, 인구의 약6.5%정도가 해당하는 흔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성격의 문제나 우울증, 조현병과 같은 일시적인 정신질환이 아니라 경도의 뇌기능 장애이기 때문에 평생 안고 가야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적절하게 대처하는 법을 습득하지 못하면 계속적인 주변과의 마찰, 고립 등 이차 피해를 낫기 때문에 스스로의 특성을 본인이 잘 이해하고, 그것에 맞는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